생존 보고 및 기타등등 일상


생존 보고 및 기타등등

6개월만에 다시 글을 올리게 되네요. 다름이 아니라 '여름 휴가' 기간이라 그렇습니다. 남들은 다 갔다온 여름 휴가를 이제서야 즐기고 있습니다. (여름이 아니라 가을휴가인셈)

어떻게 살아는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있는 곳에서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어서요. 1년차 도망->복귀->재도망->복귀->사표 등등부터 시작해서 '주치의제'에서 '병동제'로의 변환등등...

여름휴가인데도 내년(시험)을 위해서 학회에 다녀왔습니다.  COEX에서 열리는 세계 고혈압학회 학술대회입니다.


정확히는 International Society of Hypertension(세계고혈압학회) 에서 매 2년마다 개최하는 고혈압 및 순환기 질환들에 대한 학술대회입니다.

이런 학회들을 참석하는 이유는 각종 질환들에 대한 최신 지견들을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겠지만...

하지만, 저 같은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의 일부라서 참석을 해야 전문의가 될 수 있습니다.

당장 아래의 내과 수련규정만 보더라도

 
수련 과정동안 총 600명 이상의 환자를 맡고, 학술회의에 20회 이상 참석해야 하며, 원내 집담회등도 400회 이상 참석을 해야 합니다. 추가로 논문 1편이나 포스터를 제출해야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결코 전문의가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에요...)

외부 학회 20회 이상 다니려면, 1년에 최소 5번 이상은 다녀야 한다는 계산인데, 실제로 환자에 치이고, 당직에 치이면, 1~3년차는 대부분 못 가고, 3년차 말이나 4년차때 몰아서 가게 됩니다. 저도 올해가 3년차 말인데도 못 가고 있다가 휴가 기간에 겹쳐서 겨우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학회 내용들은 생략하도록 하고...음식사진 투척하고 다시 자러갑니다.

(제약회사에서 Sponsored한 맛난 점심)


Cf) 참고로 학회비는 세계학회라서 상당히 비쌉니다. 수련 받는 (가난한) 전공의에 사전 등록을 하였음에도 70,000원을 냈습니다.
그래도 볼펜이랑 몇가지 주워 왔으니 다행...


P.S.)
참고로 이런 학회들이 정말로 중요한 것이 이런 곳에서 발표되는 연구결과나 치료성적들을 바탕으로 현재 질병의 치료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당장 2015년도에 발표된 SPRINT study를 간략히 소개해 봅니다. (=A Randomized Trial of Intensive versus Standard Blood-Pressure Control)

50세 이상의 수축기(SBP) 혈압 130~180mmHg, 그리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크게 2군으로 나누어서
일반적인 혈압조절을 한 군(SBP<140mmHg)과 엄격하게 혈압조절을 한 군(SBP<120mmHg) 간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이로 인한 사망률등이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인데...

결론은 엄격하게 혈압조절을 한 군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등이 약 20% 정도 더 감소하였다는 내용입니다. 즉, 혈압을 더 엄격하게 조절할 수록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등을 더 줄일 수 있다는 내용(물론 엄격히 조절한 군에서 저혈압이나 어지러움증 등의 부작용 발생 빈도도 더 높았다는 내용도 같이 있지만...)

이런 대규모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고혈압 치료를 하는 기준 혈압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요. (현재는 140/90mmHg인데 이 기준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망률 감소등이 증명되었기에...)

결론: 맛있게 먹고, 열심히 공부하자~! (???)



2015년 겨울 휴가 및 근황 일상


  2015년 겨울 휴가 및 근황

  남들은 다 갔다온 2015년도 겨울 휴가를 지금에야 누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전공의들의 휴가는 1년에 14일이라 정해져 있어요. 저는 어쩌다 보니 휴가가 늦어져서 2월 14일에 2월 20일까지 겨울 휴가를 받았습니다.

일단, 모처럼 밀린 잠을 자고 있습니다. 하루 12시간 이상 자서 푹 자두고 있고....못 만났었던 친구들도 만나고 있어요.

오늘은 미술관에 가서 여러 전시회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평일 오후 및 밤에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하루 빨리 수련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네요. (이 노예생활...)

  생존보고겸 간략히 전시회 소개나 해 봅니다. 먼저 오늘 갔다온 전시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대영박물관전-영원한 인간',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전이었어요. 하루에 3개의 전시회를 보는 것은 무리였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제 개인적으로 좋았던 전시회는 루벤스전>대영박물관전>인상주의전 이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루벤스전은 리히텐슈타인박물관에 있는 그림 및 cabinet등등을 전시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루벤스와 반다잉크, 요르단스등등 플랑드르 미술들이라서 익숙했을 뿐더러 보기도 편했습니다. 교과서등에서 자주 접했던 작품들이라서...(파트라슈~!) 관람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13,000원이었구요. (예술의 전당은 15,000원) 당연히 사진 촬영은 안되는 고로 밖에서 찍은 몇 컷만 올려봅니다.


  (전시장 입구의 피터르 브뤼헐 2세의 '베들레헴의 인구조사' 입니다. 당연히 플랑드르풍인데, 출생신고하기 위해 베들레헴을 찾은 마리아와 요셉이 어디 있을까요? 월리를 찾아라~~)

 정답: 어깨에 톱을 매고 있고, 뒤의 푸른 망토를 쓰고 당나귀를 탄 마리아가 보이시나요?

 그리고 전시장 밖에 있는 그림들 입니다. (당연히 사진 촬영이 안 되므로..)

  (차례대로 '흙', '꽃다발', '제노바 귀족의 초상' 입니다.)

  흙 같은 경우에는 멀리서 보면 사람의 옆모습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치타, 양, 코끼리, 토끼, 소등등의 동물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원래 4원소: 흙, 불, 물, 공기 의 연작 중의 하나.



 그리고 '루벤스' 라고 하면, 역시나 빠질 수 없는 플랜더스의 개. 팥들었슈입니다...응??
(박물관측도 노렸어요~!)



(애절한 눈빛으로 관람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팥들엇슈. 루벤스의 그림을 보기 위해서 필요한 금액은 금화 1닢이라고, 전시화 마지막에 나와 있어요...Official 하게...13,000원을 내면 많은 그림을 볼 수 있는 현대의 우리들은 축복받은...)

  아무튼 이번 겨울 방학에는 여러 전시회를 하고 있으니 날 잡아서, 천천히 관람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런 명화들 보려면, 해외 여행가야하는데, 편하고, 돈도 아끼면서 명화들 볼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모두 몸 건강히~!








2015.06.14 일상 일상


  2015.06.14 일상 겸 생존보고

  오래간만의 생존보고입니다. 힘들었었던 심장내과 파트를 끝내고 이제는 간담췌내과를 돌고 있습니다. 왜이리 환자 복이 많은 것인지...(자타공인 환타) 환절기인 2월말 5월말까지 심장내과파트에서 죽어라 환자를 보고 나서 쉬어가나 했더니만, 여름철 소화기파트입니다. 아시다시피 여름철...그렇지요. 식중독의 계절이지요. 다행히? 그냥 소화기가 아닌 간,담,췌 내과라지만, 그래도 환자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더군다나 요즈음 유행하는 메르스 때문에 로딩은 더욱 증가...

  메르스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로딩이 많은데다가 쉬지도 못하고 있어서 메르스 걸리고 자가 격리 했으면 좋겠어요. 병원에서는 N95 mask는 직접 접촉 위험이 있는 응급실과 호흡기 내과위주로 착용하라고 하고, 실제로 마스크가 없습니다. 국내의 마스크가 없대요...일회용 마스크지만, 여러번 쓰라고 해서 여러번 쓰기도 하고 있고...

  어영부영 2년차가 되었지만, 아직도 꼬꼬마입니다. 지식은 갈수록 얕아지고, 휘발성이 되어 가고 있고...살인적인 로딩에 겨우겨우 쉬고 있어요.

  모두 메르스 조심하시길...솔직히 바이러스 질환이라서 기본적인 바이러스 예방법만 준수하면, 안전합니다만, 과도한 공포가 오히려 사람들을 잡으니까....
 

P.S.
 빨리 휴가가 와야 이웃 방문과 밀린 이야기들을 풀어낼텐데....여러 밀린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시간이 없어서...
(좀더 많은 봉급과 시간을 준다면...by 나
 -> 변명은 죄악이닷~!)

2015.05.04 일상


  2015.05.04 Escape 고민중...

  오래간만에 글을 남기네요. 실은 고민중입니다. 도망을 갈지 말지...(ㅡㅡ);

올해 4월초에 저희년차(내과 2년차) 동기 한 명이 사직을 했어요. 여러 일들이 발단이 되어 사직을 하게 되었는데, 아무리 찾아가고 말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해서 사직이 수리가 되어서 현재 2년차만 다른 년차보다 1명이 적은 4명입니다. 그래서  당직일 수가 증가하였고, 도는과가 통합되었으며, 로딩이 증가해서 힘드네요.

당장 저만 하더라도  순환기 내과를 돌고 있는데, 3년차가 사라졌습니다. 전체 스케줄이 조정되면서 1,2,3년차가 같이 뛰던 순환기가 3년차를 빼서 다른 곳을 보내버리고, 1,2년차 둘이서 보니...ㅜㅜ

제 환자만 17명입니다. 말이 좋아 17명이지, 중환자실 환자만 8명. 그 중 3명은 심근경색후에 CPR 이후 회복된 사람들로 인공호흡기에, 승압제에 주렁주렁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교수님들은 마냥치 않고, 입원을 시키니.....(1년차는 13명 봅니다. 2년차인 제가 더 많이 환자를 보고 있는 역전된 상황이라...)

너무 힘들고 지치니, 아무 생각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내일은 지옥의 응급실 당직까지 서게 됩니다. 남들은 다 버티는것이니 버티라고 하지만, 막상 겪어보면 정말로 힘들어요. 같은 년차 동기들도 모두 다 힘들면 버틸 수 있겠지만, 다른 동기들은 그리 힘들지 않거든요. 많아야 환자수 13명, 5명, 6명이고, 중환자실은 안 보고....상대적인 박탈감(?), 상대적이니 로딩의 증가(?)에 좌절감과 절망만 느끼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데도 환자는 안 좋아지고, 교수님은 혼내고, 윗년차는 갈구고...어디 한 군데라도 비빌대가 있다면 좋겠건만....
진짜 나중에 자식을 낳게 된다면, 절대로 의사는 안 시킬 겁니다. 본인만 죽어라 힘들고, 남들만 좋은 직업이에요. 다른 가족이나 친구나 배우자는 다들 자랑에 좋지만, 본인은 죽도록 고생만하고, 돈버는 기계일뿐...

이대로 도망을 칠지, 말지 결정을 해야할 거 같네요....5명분의 로딩을 4명이 나누어 가지게 되서 앞으로도 2년간 계속 이런 로딩으로 갈 생각을 하니 암담해 집니다. 조언을 주세요...








2014.10.19 일상


  2014.10.19 Duty On (=당직)

  오래간만입니다. 잠깐 시간이 나서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일요일...제목그대로 당직입니다. 병동 당직...
제가 있는 병원은 매일매일 병동당직 2명과 중환자실 당직1명, 그리고 응급실 당직 1명씩 돌아가면서 근무를 합니다. 그 중에서 병동당직은 총 4개 병동을 1년차 2명이서 맡고, 중환자실은 3년차, 그리고 응급실은 3년차 or 2년차가 맡게 됩니다. 

  주말(토요일, 일요일) 당직은 힘든것이, 정규 근무시간이 오후 12시에 끝나기 때문입니다. 즉 오전 8시에 출근해서(주말이라 늦게 출근)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합니다. 점심 12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 30분까지가 당직 근무 시간입니다. 이 시간대에 맡은 병동의 모든 event가 저한테 Noty 오게 되지요. "소변량이 적어요", 열이 나요~! 배가 아프대요~! 산소포화도가 떨어졌어요~! 수면제좀 달래요~! 정말 온갖 요청사항들이 옵니다. 

  평일 당직은 그나마 편한것이 근무가 오후 6시에 끝나기 때문에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30분까지 12시간 30분만 책임지면 되지만, 주말 당직은 위에 설명드렸듯이 당직 시간이 깁니다. 이럴 때 환자들을 잘 봐야 하므로 훨씬 더 힘들지요....

  더군다나 상태가 안 좋은 환자분이 있다면, 더욱 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내 선에서 Management가 안되면, 윗선까지 올라가야 하므로 그런 점이 힘들지요...

  벌써 혈액종양(Hema-Onco)내과 파트를 맡은지 3주가 지나고 있습니다. 혈액종양내과의 특징은 다른 병동과는 다르게 Terminal stage로 향해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다른 순환기, 호흡기, 내분비등등의 병동은 그래도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후 다시는 병원에 안 오실정도로 회복되는 분이 있는 반면에....종양내과 병동은 대부분의 환자분이 Cancer로 인해서 보조 or 완화항암요법을 받으시는 분들이시라서....Stage3기 or 4기 이기 때문에 결국은 종말(Dead)로 향해 가고 있는....그래서 왠지 모르게 병동의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도 그 공기를 느낄 수 있을정도로 말이에요. 

  그래서 혈액종양내과의 치료 목표도 완치가 아닌 Palliative(최대한 완화적이고 보존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주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서 십이지장암이라면 최대한 배 안아프고, 식사 잘 하실 수 있게 하고, 대장암이라면, 최대한 배 안아프게 하고, 대변 잘 보실 수 있도록...즉, 가시는 날까지 최대한 안 아프게 하시다가 편안히 가시게 하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그래서 보호자분들께  사전의료 지침서(Advanced Directive)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의료 지침서, 지향서란 말 그대로 앞으로 어떠어떠한 치료를 해 달라는 것을 서면상으로 작성한 것을 말합니다. 대개는 이런 치료까지만 하고,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투석등은 하지 않겠다 등등을 체크하여 제출하면, 의료진들도 최대한 환자 및 보호자분의 희망사항을 존중해서 그에 맞게 치료를 하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는DNR이라고 하는데...이미 암으로 말기 이신 분이 힘들게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을 하더라도 의미가 없잖아요? 고통만 더 드릴뿐...그래서 대개는 보호자나 환자분 스스로 이런 사전의료지침서를 작성해서 주십니다.)
-> 과거에 논란이 되었던 존엄사 등등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존업사와는 달라요. 환자분의 의향에 맞추어서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므로 아무리 숨이 차도 인공호흡기는 거부하는 분께는 인공호흡기를 하지 않고, 콧줄이나 마스크로 산소만 드리는 것이지요. 
(그래서 환자분이 사망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았다는 법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아요.)

 제가 혈액종양내과를 돌면서 처음에 놀랐던 것은 제가 담당하는 교수님의 '감, 촉' 이었습니다. 상태가 안 좋은 환자분과 보호자를 회진돌고 나서는 보호자만 따로 잠깐 나오게 해서 오늘 버티기 힘드실 것 같다고...가족분들 다 오시라고 설명을 하면.....
틀림없이 그날 저녁이나 다음날 바로 expire(사망) 하시더라구요....점쟁이도 아니고....

  물론, 수 많은 죽음을 겪어왔기 때문이지만, 정말 그 감이란 것이...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맞아서 한편으로는 무서웠습니다. 대개 이렇게 보호자에게 설명을 하고 나서 제게도 오늘 밤 잘 지켜보라고...하시는데 정말 그날 or 그 다음날에 가시니...

  아무튼 할 이야기는 더 많이 있지만, 콜이 계속와서 이만 줄여봅니다. 아직까지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꼬꼬마 1년차입니다. 다들 환절기 건강조심하시고, 나중에 뵙겠습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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