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0 Case Study 일상


  2011.06.20 Case Study

  몇몇 지방에서는 '폭염특보'까지 내린 정말로 무더운 날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덥다니...심히 걱정됩니다. 날씨가 매우 좋은지라 다들 일하러 가셔서 보건지소도 한산하지만, 의외로 환자분들이 오십니다. 배가 아파서, 설사를 해서, 매실을 딴 후에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간지러워서....천편일률적인 질환이라서 무심하던 제가 오늘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후에 20세 남자 환자(군인)이 왔는데, 5월 말에 허리등이 아프다고 보건지소에서 약을 타고, 주사를 맞은 분이었습니다. 오늘은 왜 온 것인가 하니, 다리 근육통과 온 몸에 힘이 없고, 소화도 잘 안되는 것 같고, 입맛도 없어서 왔습니다. 일단은 소화제와 진통제를 처방하고, 좀 더 자세한 과거력을 물어보니...

  지난 번에 왔을 때 약먹고, 주사까지 맞았는데도 별로 좋아지지 않고 증상이 지속되고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것 같아서 큰 병원에 가보니 무려 급성신부전(ARF, Acute Kidney Injury)이었다고...그래서 민간 대학병원에서 약 1주일간 입원하고 퇴원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 지난번에는 분명히 단순히 소화 불량에 근육통인 줄 알았는데...(군인이라서 특별히 주사까지~ 서비스로 했는데..)

  제가 반성하게 된 것은 제대로 신체검사를 하지 않고, 진통제와 진통주사를 준 것에 있습니다. 적어도 kidney 부분에 tenderness 나 rebound tenderness등등을 제대로 확인했어야 했는데...(그런데, 특별히 ARF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도 아니라서..)

  본과 고학년 학생분들은 제 실수를 잘 아시겠고, 저학년 꼬꼬마들은 모르시겠지만, 본의 아니게 malpractice를 한 것이 되어서 심히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준 약은 진통제와 진통주사, 즉 NSAIDs와 NSAIDs injection이므로 급성신부전의 악화에 기름을 부은 겪 이었습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간단히 그림으로 표현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콩팥의 nephron은 prostaglandin과 angiotensin2에 의해서 여과율(GFR)을 조절합니다. 수입세동맥은 prostaglandin으로 확장되고, 수출세동맥은 angiotensin2 로 수축되어서 glomerular filtration rate를 유지하는데, NSAIDs를 주면 prostaglandin의 합성을 방해해서 수입세동맥의 확장을 억제하게 됩니다. 즉,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고 여과율도 감소하게 되지요. 따라서 콩팥 기능도 악화되게 되는...

  반대로 ACE inhibitor는 수출세동맥에서 AT2의 작용을 억제하여 수축하지 못하게 합니다. 즉, 나가는 혈류량을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있고, 좁게 수축되어 여과량을 유지하려던 신장의 여과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점점 손상되어 가는 필터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지요. 나가는 출구가 좁아야 필터에 걸리는 압력이 높아지는데, 나가는 출구가 넓어지면, 압력이 감소하게 되어서 결론적으로는 신장 보호 효과를 가집니다.(이것이 중요한 ACE inhibitor의 Kidney Protective 효과입니다. 매우 중요하니 꼭 알아두세요!)

  그래도 전적으로 제가 처방한 NSAIDs만의 잘못은 아닌 것은, 입원한 병원의 교수님에게서 급성신부전이 오게 된 원인은 아마도 힘든 운동(군대의 유격훈련등)후에 근육이 손상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 얘기를 들었답니다.(정확히는 잘 모르겠다고 하지만...)

->Q) 여기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A) 그렇습니다. 국가고시에서 나온 적이 있는 '과격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의 손상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입니다. 보다 자세히는 Rhabdomyolysis(횡문근융해증)에 의한 ARF 이지요.

  과격한 운동으로 근육이 손상되면, 근육세포의 구성성분중 하나인 myoglobin이 혈중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myoglobin은 신장에 독성이라서 급성신부전을 초래하게 되지요.

  어찌되었든 '급성신부전'의 과거력이 확실해서 이번에는 진통제로 단순한 tylenol ER과 (가래약으로 쓰이는) N-acetylcysteine을 같이 처방했습니다.(솔직히 타이레놀은 kidney보다는 liver에서 주로 대사되지만 그래도 독성을 줄이기 위해서...)

  별 것 아닌 보건지소에서도 의외로 Case를 접해볼 수 있었고,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이 글을 보시는 학생분들께는 kidney protection 원리를 알려드리게 된.)

  Dr. House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합니다. 하지만, 계속 노력해나간다면 언젠가는 되겠지요?

P.S.

  오늘도 안색이 안 좋아보여서 인근 의원에서 수액도 맞기를 권유했습니다. 수액만 맞고, 쉬어도 꽤 좋아지기에...+ 다음 주부터 유격훈련이 있을 예정이라고 해서 미리 병원에서 진단서와 기타 소견서등등을 발급받아서 미리 제출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원래 ARF로 2주는 입원해야 했는데, 사정상 1주만 입원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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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주님의 무한의 大藏書館 : 2011.07.06 2011-07-06 17:46:19 #

    ... 시의 상황을 판단해서 무죄라 판결했네요. 제가 있는 지소는 아무런 검사 장비가 없기에 더 열악합니다...정말로 신체 검사와 환자의 말로만 판단해야 합니다. 얼마전 ARF의 이야기는 다 아실듯하니 생략...(ㅠ.ㅜ) P.S. 학생여러분들도 절대로 조심하시길~! 학생여러분들도 절대로 조심하시길~! (중요한 거라서 두 번 말 ... more

덧글

  • 人間探究生活 2011/06/20 19:21 # 답글

    갑자기 신장 과정의 족보 문제가 떠오르네요ㅎㅎ
  • 교주님 2011/06/20 20:19 #

    역시, Elite~!이십니다. 매우 바람직하고 훌륭한 자세입니다.
    (history와 Tx.법을 확실히 알아두세요~!)
  • Charlie 2011/06/20 19:42 # 답글

    아이고, 놀라셨겠어요. 나중에 되짚어 볼때야 허리통증과 무기력증을 신장과 연관시키기 쉽지 처음엔 그러기 쉽지 않을테니까요.
    군인이라면 탈수도 높은 가능성일듯 합니다. 요즘 군인들 아프단 이야기 들으면 정말 안쓰러워요. ;;
  • 교주님 2011/06/20 20:23 #

    정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과거력을 듣고 나서야 지난 번에 내원했을 때 비특이적인 전신 피로감과 쇠약감, 허리통증등등이 떠오르고 match 가 된...
    (지난 번 방문시에도 과격한 훈련으로 허리가 아파서 군 의무대에서 약도 타먹었는데, 낫지 않아서 제가 있는 보건지소로 오게 된 것인데...)

    추가로 더운 여름이라 탈수+ 훈련등등으로 악화된 듯 싶습니다.

    저도 군인(?) 신분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 하는데...참, 장병들 안 쓰럽습니다.
  • Scarbo 2011/06/21 07:09 # 답글

    CVA tenderness...허리가 아프다고는 하였어도 비뇨계쪽 ROS가 딱히 없다면 제 자신도 피지컬하면서 무심코 지나쳐버릴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 동생도 걱정스럽군요...복무하는 곳이 무려 대구라;;-_-
  • 교주님 2011/06/21 12:35 #

    첫 내원시의 주 증상이 허리통증만 호소하였고, 힘든 훈련(기합!-앉았다 일어섰다)등을 생각해 보았을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허리 근육통을 생각하였으나...
    보건지소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더욱 더 physical 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요로결석등은 실제로 배가 아프거나 소화불량으로 더 많이 옵니다. 허리는 안 아프기때문에, 인턴 때 응급실에서 무조건 배아픈 환자도 CVA tenderness, percussion tenderness 검사를 했습니다.(하루에 1명이상씩은 꼭 돌로 오니..)

    여름이고, 날씨가 더워서 탈수가 심해지는 계절에 힘든 훈련까지 하므로 각별히 건강에 신경쓰라고 전해주시길...여름에 더 위험하니...
  • 지나가던의대생 2011/06/21 08:30 # 삭제 답글

    소송당할뻔 하셨...(..) 저희 병원에서 이거 때문에 신장내과 교수님들이 특강하러 다니셨죠. 아무 생각없이 NSAID 처방하지마라라고(..)
  • 교주님 2011/06/21 12:40 #

    미국이었더라면 medical malpractice로 바로 법정으로...(license 정지 or 취소.. ㅠ.ㅠ)
    하지만, 검사장비가 단 한가지도 없는 열악한 환경등등으로 방어를 시도해 볼 수는 있을...

    분명히 생각없이 NSAIDs 처방하지 말아야 하지만, 현실은...힘듭니다. 그래도 이번 Case처럼 사후보고를 얻으면 다행...

    어찌되었든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다시 보자~! NSA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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